내 나이 가을에 서서
젊었을 적
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
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
내 밥그릇이 가득차서
남의 밥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
사랑을 받기만 하고
사랑에 갈한 마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
세월이 지나 퇴색의 계절
반짝 반짝 윤이나고 풍성했던
나의 가진 것들이 바래고
향기도 옅어 지면서
은은히 풍겨오는 다른 이의 향기를
맡게 되었습니다
고픈 이들의
빈 소리도
들려옵니다
목마른 이의 갈라지고 터진 마음도
보입니다
이제서야 보이는
이제서야 들리는
내 삶의 늦은 깨달음.!
이제는
은은한 국화꽃 향기 같은 사람이
되겠습니다
내 밥그릇 보다
빈 밥그릇을 먼저 채 우겠습니다
받은 사랑 잘 키워서
풍성히 나눠 드리겠습니다
내 나이 가을에
겸손의 언어로 채우겠습니다.
-이 해인 수녀님-(가져온 글)
'좋은 글과 사진' 카테고리의 다른 글
모든 것은 지나간다 (0) | 2019.09.13 |
---|---|
오늘을 기뻐하는 마음 (0) | 2019.09.13 |
참 고맙습니다 (0) | 2019.08.28 |
걱정 내려놓기 (0) | 2019.08.28 |
절대 행복 - 법정스님 (0) | 2019.08.23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