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채픒린 2016. 2. 4. 14:08




       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청포도     이육사
      내 고장 칠월은
      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
      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
      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
     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
    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
     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
      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
     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
     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
      아이야,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
     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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