묻어 둔 기억
햇살 찾아 더듬거리듯
둥근 찻잔 맴돌다
뽀얗게 피어나는 향
네 옷깃 살포시 들추면
코 끝 간지럽히던 사랑 내음
네모난 탁자 위
파르르 떠는 찻잔은
돌아서며 흔들리는
그리움의 절규이어라.
조금씩 식어가는 커피
홀짝거리는 나
눈꼬리 젖어 내리는 수줍음
찻잔에 떨구고.
괜스레
놓았던 스푼 다시 들어
진한 커피 향 부르듯
둥글게 저어 본다.
잘게 이는 파문 틈새로
뚝뚝 떨어지는 그리움
눈물 대신 삼킨 한 모금
가슴에 뿌리내려
그 향기
나만의 꽃으로 피어나리라.
어느새
싸늘하게 식은 커피
그 위에
겹치는 얼굴 보고 싶다.
- 한효순 (가져온 글)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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