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채픒린 2024. 2. 6. 10:13

💜 친구(親舊) 💜

신숙주와 한명회는 절친한 사이였다.

서로 자란 환경도 성격도 달랐지만 사돈까지 맺으며 오랜 시간 가까이 지냈다.

하루는 세조가 두 사람을 불러 술자리를 열었다.

세조는 건하게 취해 신숙주에게 장난을 쳤다.

평소 농담을 할 줄 모르는 그의 팔을 꺾으며, 자신의 팔도 꺾어 보라며 팔씨름을 하자는 거였다.

당시 임금의 몸에 함부로 손대는 것은 큰 죄였기에 거절 했지만 세조는 더욱 집요하게 부탁했다.

결국 신숙주는 세조의 팔을 살짝 비틀었다.

그렇게 술자리가 끝나고 아무 일도 없는 듯했다.

하지만 한명회는 신숙주의 하인을

부르더니 집으로 돌아 가거든 주인에게 꼭 방에 불을 끄고 일찍 잠을 자라는 말을 전하라고 일렀다.

그날 밤 세조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.

신숙주 행동이 괘씸했기 때문이다.

아무리 시켰지만 감히 왕의 팔을 비틀다니 세조는 신숙주가 뭘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의 집으로 내시를 보냈다.

잠시 후 그의 집을 살피고 온 내시는 방에 불이 꺼져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.

무슨 일이 있어도 늦은 밤까지 책을 보는 신숙주가 잠을 자다니 아까는 취했던 게 분명 하구나.

세조는 그제야 언짢은 마음을 풀며 잠이 들었다.

사실 신숙주는 그날 밤도 불을 켜고 책을 읽으려고 했다.

그런데 그 모습을 본 하인이 달려와 한명회의 말을 전해 급히 불을 껐고 다행히 그 뒤에 내시가 다녀간 것이었다.

누구보다 왕의 성격을 잘 알던 한명회 덕분에 신숙주는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.

친구이자 사돈이 구한 목숨이었다.

친구라는 말은 한자로 새겨보면, 친할 친(親)

자와 옛 구, 친구 구(舊) 인데

친할 親은 설립(立),나무 목(木), 볼 견(見)이 합쳐진 글로 나무를 세우는 것을 보는 것이다.

그리고 옛 舊자는 풀초 (草),새추 절구 구(臼) 이니 새가 풀을 모아서 둥우리를 오래전부터 지었고 새가 깃들여 있는

동주리(짚으로 만든 둥우리)이다.

친구를 갖는다는 것은 또 하나의 인생을 갖는 것이다.

카톡에서 가져온 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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