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커피 한잔

채픒린 2019. 5. 16. 10:45



 묻어 둔 기억

햇살 찾아 더듬거리듯

둥근 찻잔 맴돌다

뽀얗게 피어나는 향

네 옷깃 살포시 들추면

코 끝 간지럽히던 사랑 내음

네모난 탁자 위

파르르 떠는 찻잔은

돌아서며 흔들리는

그리움의 절규이어라.

조금씩 식어가는 커피

홀짝거리는 나

눈꼬리 젖어 내리는 수줍음

찻잔에 떨구고.

괜스레

놓았던 스푼 다시 들어

진한 커피 향 부르듯

둥글게 저어 본다.

잘게 이는 파문 틈새로

뚝뚝 떨어지는 그리움

눈물 대신 삼킨 한 모금

가슴에 뿌리내려

그 향기

나만의 꽃으로 피어나리라.

어느새

싸늘하게 식은 커피

그 위에

겹치는 얼굴 보고 싶다.

- 한효순 (가져온 글)-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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